스킨 롱제비티, NAD+·세놀리틱 화장품은 어디까지 과학일까?
주름을 지우는 ‘안티에이징’에서 피부 기능을 오래 유지한다는 ‘스킨 롱제비티’로 화장품의 언어가 바뀌고 있습니다. NAD+, 미토콘드리아, 오토파지와 세놀리틱처럼 노화생물학에서 사용하던 용어도 세럼과 크림의 설명에 등장합니다. 핵심부터 말하면 스킨 롱제비티의 과학적 배경은 실제 연구에 기반하지만, 그 원리가 화장품의 임상 효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NAD+와 세놀리틱 화장품은 흥미로운 초기 연구가 있으나, 완제품을 얼굴에 사용한 대규모 인체시험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스킨 롱제비티의 차이점
스킨 롱제비티는 의학적으로 확립된 진단명이나 하나의 치료법이 아닙니다. 보통 피부 장벽, 수분 유지, 손상 회복과 외부 자극에 대한 회복력을 장기간 보존한다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2025년 《Nature Aging》에 발표된 피부 건강과 생물학적 노화에 관한 리뷰는 피부 노화를 단순한 주름 문제가 아니라 DNA 손상,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세포 노화, 면역 변화와 환경 노출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이런 연구가 스킨 롱제비티 트렌드의 과학적 토대가 됐습니다. 그러나 피부 노화의 복잡한 기전을 설명하는 논문과 특정 크림이 그 기전을 의미 있게 바꾼다는 증거는 서로 다릅니다. 제품 이름에 ‘롱제비티’가 붙었다고 피부 수명이나 사람의 건강수명이 연장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NAD+는 정말 피부 에너지를 높일까?
NAD+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조효소입니다. 나이가 들거나 만성적인 손상이 축적되면 조직의 NAD+ 대사가 달라질 수 있어, NAD+ 또는 그 전구체를 보충하려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2025년 NAD+ 대사 리뷰에서도 노화와 질환을 대상으로 여러 조절 전략이 연구되고 있지만 임상 적용에는 해결할 문제가 남아 있다고 평가합니다. 화장품에서는 NAD+ 자체뿐 아니라 나이아신아마이드, 니코틴아마이드 리보사이드(NR), 니코틴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 같은 전구체가 주목받습니다. 문제는 성분이 제품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각질층을 통과하는지, 피부세포 내부에서 실제 NAD+ 농도를 충분히 바꾸는지가 각각 별도의 질문이라는 점입니다. 2024년 발표된 외부 NAD+와 식물성 성분 조합 연구에서는 자외선 등에 노출한 사람 피부 섬유아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와 오토파지 관련 지표가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주로 배양 세포에서 얻은 결과로, 해당 조합을 얼굴에 바르면 주름이나 탄력이 개선된다는 인체시험은 아닙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가 NAD+의 전구체인 것은 맞지만, 나이아신아마이드 화장품의 보습·피부 장벽·색소 관련 연구 결과가 모든 NAD+ 화장품의 ‘세포 회춘’을 입증하는 것도 아닙니다.
세놀리틱은 노화세포를 없애는 기술일까?
노화세포는 손상 후 분열을 멈춘 세포입니다. 체내에 축적되면 염증성 물질과 단백질분해효소 등을 분비하는 노화 관련 분비 표현형, 즉 SASP를 나타내 주변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노화세포가 무조건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세포 노화는 손상된 세포의 증식을 막는 종양 억제 기전이며, 상처 회복과 조직 재형성에도 관여합니다. 2025년 세포 노화 리뷰는 세포 노화와 SASP가 상황에 따라 보호적 또는 유해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세놀리틱’은 원래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물질을 뜻합니다. 노화세포를 죽이지 않고 SASP 같은 유해 신호를 줄이는 물질은 ‘세노모픽’ 또는 ‘세노스타틱’으로 구분합니다. 단순한 항산화 성분을 넣고 세놀리틱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한 의미와 다를 수 있습니다.
피세틴·퀘르세틴이 들어 있으면 세놀리틱일까?
피세틴과 퀘르세틴은 식물에 존재하는 플라보노이드로, 특정 농도와 실험 조건에서 세놀리틱 후보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2024년 연구에서는 피세틴을 처리한 노화된 사람 피부 이식 조직에서 노화세포 및 SASP 관련 지표가 줄고 콜라겐 밀도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얼굴에 피세틴 화장품을 장기간 사용한 임상시험과는 연구 조건이 다릅니다. 제품에 피세틴이나 퀘르세틴이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부 속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농도와 피부 침투, 안정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처방약인 라파마이신을 피부에 바른 소규모 탐색 연구에서는 p16 단백질과 일부 피부 노화 지표가 개선됐습니다. 다만 참가자 이탈이 많았던 초기 연구이고 라파마이신은 일반 화장품 성분이 아니므로, 이 결과를 시판 롱제비티 화장품 전체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피부 나이가 어려졌다’는 수치는 무엇을 뜻할까?
제품 연구에서 피부 나이 또는 생물학적 나이가 감소했다고 주장한다면 무엇을 측정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주름, 탄력, 수분량을 조합한 자체 지수인지, 유전자 발현이나 후성유전학적 표지를 이용한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세포에서 p16이나 염증성 지표가 감소한 결과도 바로 얼굴이 젊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분자 지표의 변화가 실제 피부 기능과 외관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그 효과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롱제비티 화장품을 볼 때 확인할 것
- 원료 실험이 아니라 완제품 인체적용시험이 있는가?
- NAD+ 또는 노화 지표를 어떤 방법으로 측정했는가?
- 주름·탄력·장벽 기능처럼 독자가 체감할 결과도 평가했는가?
- 대조군과 충분한 사용 기간이 설정됐는가?
- 성분의 농도와 전달 제형, 안정성 자료가 공개돼 있는가?
- 제품 개발사와 독립된 연구진의 재현 연구가 있는가?
복잡한 세포 기전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외선 차단, 보습과 자극 관리 자료가 부족하다면 우선순위를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피부 노화를 늦추는 가장 현실적인 기본은 자외선 노출을 줄이고 피부 장벽을 보호하며, 레티노이드와 나이아신아마이드처럼 인체 근거가 축적된 성분을 피부 상태에 맞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2026년 스킨 롱제비티는 단순한 유행어만은 아닙니다. 피부를 세포 에너지, 염증과 미토콘드리아까지 연결해 이해하려는 연구 방향에는 충분한 과학적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 화장품 시장에서는 기초 연구의 가능성이 완제품의 확정된 효능처럼 표현되기 쉽습니다. NAD+라는 이름이나 세놀리틱 후보 성분의 포함 여부보다 완제품 인체시험, 측정 지표와 연구의 독립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의 스킨 롱제비티 화장품은 ‘피부 노화를 되돌리는 기술’보다 가능성을 검증하는 초기 단계의 제품군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