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성분 사전

병풀화장품은 다 같은 시카가 아닙니다

병풀화장품은 다 같은 시카가 아닙니다

병풀 화장품은 다 같은 시카가 아닙니다, 마데카소사이드와 무엇이 다를까?

화장품 진열대에서 ‘시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크림부터 토너, 앰플, 마스크팩까지 피부 진정을 내세운 제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성분표를 보면 조금 복잡해집니다. 어떤 제품에는 Centella Asiatica Extract(병풀추출물)가 적혀 있고, 다른 제품에는 Madecassoside(마데카소사이드)가 있습니다. ‘병풀 80%’, ‘시카 콤플렉스’, ‘마데카소사이드 함유’ 같은 표현도 함께 등장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같은 의미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병풀추출물과 마데카소사이드는 같은 성분이 아닙니다. 병풀(Centella asiatica)에는 여러 화합물이 들어 있으며 그중 피부 연구에서 자주 다뤄지는 주요 트리테르펜(triterpene) 성분으로 마데카소사이드, 아시아티코사이드, 마데카식애씨드, 아시아틱애씨드 등이 있습니다. 즉 마데카소사이드는 병풀이라는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주요 활성 성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병풀추출물이 많이 들어간 화장품’과 ‘마데카소사이드가 일정량 들어간 화장품’을 단순히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시카·센텔라·병풀, 무엇이 다를까?

먼저 용어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Centella asiatica는 우리가 병풀이라고 부르는 식물의 학명입니다. 화장품에서는 이를 줄여 ‘센텔라’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반면 ‘시카(cica)’는 특정한 하나의 화장품 성분명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 제품에서는 병풀과 관련된 추출물이나 성분을 강조하거나 피부 진정 콘셉트를 나타내는 마케팅 표현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따라서 제품 앞면에 ‘CICA’라고 크게 적혀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어떤 병풀 유래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확인해야 할 곳은 제품의 전성분입니다. 유럽연합의 화장품 성분명 체계에서도 Centella Asiatica Extract, Leaf Extract, Root Extract 등 병풀에서 유래한 다양한 성분명이 구분될 수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화장품 표시에서 공통 성분명을 사용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데카소사이드는 병풀의 ‘한 부분’

병풀을 하나의 과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과일 전체를 추출한 것과 그 안에 들어 있는 특정 물질 하나를 분리해 사용하는 것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병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병풀에는 다양한 성분이 존재하며, 그중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트리테르펜 계열에는 아시아티코사이드(asiaticoside)와 마데카소사이드(madecassoside), 그리고 각각과 관련된 아시아틱애씨드(asiatic acid)와 마데카식애씨드(madecassic acid)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성분표에 ‘Centella Asiatica Extract’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마데카소사이드’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마데카소사이드가 별도의 성분으로 들어간 제품이라면 전성분에서 Madecassoside라는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풀 80%’면 마데카소사이드도 80%일까?

아닙니다. 여기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혼동할 수 있습니다. 제품에 ‘병풀추출물 80%’와 같은 표시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숫자는 완제품에서 특정 병풀 원료가 차지하는 양을 나타내는 표현일 수 있지만, 그 숫자가 마데카소사이드 함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병풀추출물 안에 실제 마데카소사이드와 아시아티코사이드 등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는 사용된 식물 원료, 추출 방식, 원료의 표준화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연구에서도 병풀 유래 마데카소사이드와 아시아티코사이드를 화장품 제형에 넣었을 때 활성 성분의 농도뿐 아니라 제형과 pH 등이 방출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즉 ‘병풀추출물 함량이 높다 = 특정 활성 성분 함량도 그만큼 높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마데카소사이드가 따로 적힌 제품이 무조건 더 좋을까요? 이 역시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마데카소사이드는 병풀에서 피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성분 중 하나입니다. 세포·동물 연구에서는 염증 조절, 상처 회복과 관련된 다양한 작용이 연구돼 왔습니다. 2023년 리뷰에서도 마데카소사이드와 아시아티코사이드의 항염·항산화·상처 회복 관련 연구들을 폭넓게 정리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마데카소사이드가 각질형성세포 모델에서 상처 회복과 UVB 손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관찰됐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세포 기반 실험이므로 화장품을 사람 얼굴에 발랐을 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곧바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병풀추출물 자체를 사용한 임상 연구도 있습니다.

레이저 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화된 병풀추출물을 사용한 무작위 얼굴 반쪽 비교 연구에서는 병풀추출물 사용 부위에서 일부 시점의 홍반과 상처 외관 지표가 더 개선된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그러나 피부 생물물리학적 지표에는 차이가 없었고, 연구진 역시 가능성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추출물이냐 단일 성분이냐만으로 화장품의 우열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시카는 피부장벽을 재생한다’는 말은 어디까지 맞을까?

여기에서는 화장품 광고 문구와 의학적 근거를 구분해야 합니다. 병풀과 그 트리테르펜 성분은 상처 회복과 염증 반응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습니다.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병풀과 상처 회복에 관한 임상시험을 검토했지만 포함 기준을 충족한 임상시험은 4편이었고, 연구진은 효과를 확정하고 메타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 피부질환과 병풀을 검토한 연구에서는 세포·동물 연구에서 다양한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이를 확증하려면 더 엄격하게 통제된 장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일반 화장품을 두고 ‘손상된 피부를 치료한다’거나 ‘피부장벽을 완전히 재생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피부를 편안하게 유지하고 보습·컨디셔닝을 돕는 화장품 성분으로 접근하는 것과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민감성 피부라면 시카 제품은 무조건 안전할까?

‘진정 화장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병풀 유래 화장품 성분에 대한 안전성 평가에서는 현재 화장품에 사용되는 조건에서 비감작성(non-sensitizing)으로 제형화될 경우 안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누구에게도 자극이나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완제품에는 병풀 외에도 향료, 보존제, 계면활성제와 다양한 식물추출물이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을 바르고 따갑거나 붉어졌다면 “시카 제품이니 계속 바르면 진정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사용을 중단하고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피부염이 심하거나 진물이 나고 피부가 갈라져 있다면 화장품으로 스스로 치료하려 하기보다 피부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성분표에서는 무엇을 보면 좋을까요?

시카 화장품을 고를 때 제품 앞면의 초록색 잎 그림이나 ‘CICA’라는 글자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전성분에서 Centella Asiatica Extract, Centella Asiatica Leaf Extract, Madecassoside, Asiaticoside 등 어떤 성분이 실제로 사용됐는지 확인해보세요. 다음으로 제품이 구체적인 함량을 강조한다면 그 숫자가 병풀추출물의 함량인지, 마데카소사이드 같은 특정 성분의 함량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화장품의 사용감과 피부 반응은 시카 성분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피부가 건조하다면 글리세린이나 세라마이드 같은 보습·장벽 관련 성분과 전체 제형이 중요할 수 있고, 민감하다면 향료 등 자신이 반응하는 다른 성분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시카 함량’보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보세요.

병풀 화장품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식물과 그 안의 특정 성분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병풀은 Centella asiatica라는 식물이고, 마데카소사이드는 그 병풀에서 발견되는 주요 트리테르펜 성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시아티코사이드·아시아틱애씨드·마데카식애씨드 역시 병풀 연구에서 중요한 성분입니다. 그래서 ‘시카 80%’라는 큰 숫자만 보고 마데카소사이드가 80% 들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마데카소사이드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민감성 피부에 더 뛰어난 제품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다음에 시카 화장품을 고른다면 제품 앞면보다 뒷면을 한 번 더 살펴보세요. “시카가 얼마나 많이 들어갔을까?”보다 “정확히 어떤 병풀 유래 성분이 들어갔을까?” 그 질문부터 시작하면 비슷해 보이는 시카 화장품의 차이가 훨씬 잘 보입니다.



📚 참고자료: PubMed, 내부 시장, 산업 및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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