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고민

구순염과 입주변피부염 구분하기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은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입주변이 따갑고 붉은 피부를 살펴보는 이미지

입 주변만 유독 따갑고 붉다면? 구순염과 입주변피부염 구분하기

입술이 따갑고 입 주변까지 붉어지면 가장 먼저 립밤을 듬뿍 바르게 됩니다. 그런데 보습을 해도 좋아지지 않고 입 주변에 오돌토돌한 붉은 트러블까지 생기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구순염(cheilitis)은 주로 입술 자체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뜻하고, 입주변피부염(perioral dermatitis)은 입 주변 피부에 작은 붉은 구진 등이 나타나는 염증성 피부질환입니다. 겉으로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원인과 관리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립밤을 더 바르거나 집에 있는 연고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입 주변 발진은 접촉피부염이나 여드름, 주사 등 다른 질환과도 비슷할 수 있으므로 반복되거나 악화된다면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으시길 권합니다.

입술 자체가 갈라진다면 구순염을 먼저생각

구순염은 특정한 하나의 질환명이 아니라 입술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포괄하는 표현입니다. 입술이 붉고 건조해지거나 각질이 일어나고 갈라질 수 있으며 따가움·가려움·통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원인도 다양합니다. 입술을 반복해서 핥는 습관과 외부 자극뿐 아니라 립스틱·립밤·치약 등에 의한 자극성 또는 알레르기성 접촉반응도 가능합니다. 특히 새로운 립밤을 사용한 뒤부터 증상이 시작됐다고 해서 “보습이 부족하니까 더 발라야겠다”고 생각하면 원인 물질에 계속 노출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입술 주변에 작은 붉은 돌기가 생긴다면?

입주변피부염은 이름과 달리 입술 자체보다 입 주변 피부에서 특징적인 변화가 나타납니다. 작은 붉은 구진이나 구진농포가 입 주변에 모여 나타날 수 있고 화끈거림이나 피부 당김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코 주변이나 눈 주변까지 발생하면 보다 넓은 의미로 ‘입주변·안면개구부 피부염(periorificial dermatitis)’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발진이 입술 바로 가장자리까지 꽉 차기보다 입술 경계 주변에 좁은 정상 피부가 남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런 모양만 보고 집에서 확정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여드름·주사·접촉피부염 등도 감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입가 트러블을 여드름으로 생각하면 안될까?

입 주변에 오돌토돌한 것이 생기면 여드름이라고 생각해 각질 제거제나 여드름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입주변피부염과 여드름은 같지 않습니다. 여드름에서는 면포, 즉 블랙헤드와 화이트헤드가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반면 입주변피부염은 작은 염증성 구진이 군집해서 나타나는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입주변피부염은 여드름뿐 아니라 주사·접촉피부염·지루성피부염 등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입 주변 피부가 이미 화끈거리고 붉은 상태에서 스크럽이나 고농도 산 성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립밤도 구순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입술이 건조하면 립밤을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하지만 모든 립제품이 모든 사람에게 순한 것은 아닙니다. 립스틱과 립밤, 립글로스, 립 플럼퍼 등에 포함된 향료·향미 성분이나 기타 원료에 의해 알레르기성 또는 자극성 접촉구순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접촉반응은 붉음과 각질, 건조, 가려움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최근 제품을 바꾼 뒤 증상이 시작됐다면 제품명과 사용 시점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반복될 경우 피부과에서 패치테스트 등을 통해 접촉알레르기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의외로 치약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만 생각하기 쉽지만 매일 사용하는 치약도 입 주변에 접촉합니다. 치약에는 향미제, 계면활성제, 보존제 등 여러 성분이 들어 있으며 드물게 알레르기성·자극성 접촉구순염이나 입 주변 습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향미 성분은 치약 접촉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입 주변이 붉다는 이유만으로 불소치약을 무조건 중단하거나 특정 성분을 모두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증상이 시작된 시점에 치약이나 구강청결제를 바꿨는지 확인하는 정도가 먼저입니다. 의심되는 제품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원인을 좁혀가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에 쓰던 스테로이드 연고가 오히려 문제일 수도 있다

입주변피부염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붉고 가려운 피부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처음에는 빠르게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굴에 사용하는 국소 스테로이드는 입주변피부염과 밀접하게 관련된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스테로이드 사용과 관련된 입주변피부염에서는 바르면 좋아졌다가 중단하면 다시 악화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재 의사의 처방으로 스테로이드제를 사용 중인 사람이 이 글을 보고 임의로 갑자기 중단해서도 안 됩니다. 사용 부위와 약의 강도, 기간에 따라 조절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전에 피부염에 효과가 있었던 연고니까 입 주변에도 발라보자”는 식으로 임의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화장품을 많이 바를수록 진정되는 것도 아니다

입 주변이 따갑기 시작하면 진정 토너, 장벽 세럼, 크림, 오일을 차례로 추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원인이 불분명한 피부염에서는 제품을 계속 추가할수록 어떤 제품이 자극을 주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화장품과 보습제, 자외선차단제 등의 자극이 입주변피부염과 관련될 가능성도 보고돼 있습니다. 새로운 고기능성 화장품이나 필링 제품은 잠시 추가하지 않고 현재 사용하는 제품과 증상 변화를 기록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피부과에서 확인

입술이 잠깐 텄다가 단순한 보습으로 회복되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입 주변에 붉은 작은 발진이 수주 동안 지속되거나 점점 코·눈 주변으로 넓어지고, 화끈거림과 따가움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립제품이나 치약을 바꿀 때마다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에도 접촉알레르기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갑자기 입술이 심하게 붓거나 호흡곤란 등 전신 알레르기 반응이 의심되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일반적인 피부 트러블로 기다릴 상황이 아닙니다.

입 주변이 따갑다면 ‘무엇을 더 바를까’보다 먼저 구분

구순염과 입주변피부염은 모두 입 주변이 붉고 따갑게 느껴질 수 있어 소비자가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입술 자체의 건조·각질·갈라짐이 중심인지, 입술 주변 피부에 작은 붉은 발진이 모여 생기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립밤과 치약, 화장품도 원인을 찾을 때 확인할 대상입니다. 특히 입 주변 피부염을 단순한 건조나 여드름으로 생각해 각질을 계속 제거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입 주변 피부가 보내는 신호가 반복된다면 더 많은 제품을 추가하기보다 정확히 어디에 어떤 형태의 증상이 생기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관리의 시작입니다.


📚 참고자료: DermNet®,PubMed Central (P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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